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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정보서재

GE 잭 웰치로 보는 이 시대의 리더

by 경제시대 2022.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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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 잭 웰치로 보는 이 시대의 리더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더 전, 위대한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이 세운 General Electric은 오랜 역사와 명성을 자랑하는 만큼 현재 세계에서 손꼽히는 초거대 회사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규모가 커짐에 따라 발생하는 관료주의의 영향을 GE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잭 웰치가 취임하기 전까지, GE30만 명의 직원들을 거느리고 29단계의 의사 결정을 거치는 거대한, 그러나 걸음은 느린 공룡과 같은 기업이었다.

600쪽이 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리고 읽으면서도 생각한 것은 󰡐과연 잭 웰치 같은 성공한 CEO와 우리가 알고 있는 위인들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 라는 것이다. 결국 나는 이 시대가 원하고 있는 이들- 이들을 가리키는 단어는 시대에 따라서 변해왔다. 대장부, 군자에서부터 지금의 리더(leader)까지 -이 바로 웰치와 비슷한 사람이라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으며, 후세사람들은 우리가 보는 위인들처럼 잭 웰치, 빌 게이츠, 마이클 델 등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본다.(물론 위인의 개념도 많이 다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잭 웰치의 성장배경과 CEO로서의 업적, 그리고 그의 경영철학을 가지고 앞서 말한 이 시대, 또 어느 정도는 과거에서부터 미래까지 그 시대에서 원하는 사람들이 지녀야 할 마음가짐과 행동에 대하여 말해보고자 한다.

 

󰡒사람은 그의 부모님이 물려준 가치관, 사고방식을 벗어나기 힘들다󰡓 는 말이 있다. 흔히 한 사람의 어린 시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그의 부모님, 그 중에서도 특히 어머니의 영향이 가장 크다. 웰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아버지는 열차의 차장이었고, 어머니가 그를 교육시켰다. 그는 어머니에게 승부욕, 높은 목표 설정, 현실 직시 등 많은 부분을 배웠다. 이렇게 배운 것은 후에 그의 경영 신념이 되었다. 그가 살렘 고등학교 아이스하키 팀에서 뛸 때의 얘기다. 최고 학년인 그는 마지막 경기에서 이기지 않으면 안 되었는데,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라이벌 고등학교에게 패했다. 엄청난 실망감 때문에 그는 하키 스틱을 경기장의 얼음판 위에 내동댕이치고 들어가 버렸다. 그런데 갑자기 그의 어머니가 들어와서 잭의 멱살을 잡고 󰡒패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른다면 결코 멋지게 승리하는 방법 또한 알 수가 없을 거다. 이 사실을 모른다면, 넌 경기를 할 자격이 없어󰡓 라고 말했다. 이 말은 웰치에게 승리의 기쁨과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자세의 중요함을 가르쳐주었을 뿐만 아니라, 이런 충격요법을 사용하여 다른 사람의 능력을 이끌어 내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까지 깨닫게 되었다. 또 웰치가 어렸을 적 말을 더듬을 때 어머니는 네가 너무 똑똑해서 혀가 머리를 못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얼마나 탁월한 리더십인가. 그의 어머니가 사람을 통솔해 본 적은 없었다. 당시 잭은 알지 못했겠지만 이 한마디로 잭에게는 끝없는 자신감이 심어졌을 것이다. 타고난 리더십과 함께 말이다. 잭의 집은 그리 부자이지 못했기 때문에 그는 여러 가지 일을 했는데, 골프장의 캐디 일은 그의 어린 시절에 성공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런 사람들이 골프를 치면서 하는 행동을 보면서 얼마나 사람이 멋있을 수 있는 지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 어떤 공장에서의 아르바이트일은 그로 하여금 절대 공장 일이 맞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그가 관료주의와 형식주의를 어릴 적부터 싫어해왔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그는 대학을 마치고 GE의 플라스틱 사업부에 입사했다. 그는 대학에서 화공과를 졸업했다. 경영대학을 마친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후에 CEO 가 되어서 GE를 훌륭하게 이끌어 나갔다. 잭 웰치 이외에도 여러 다른 유명한 CEO중에서 반 정도는 경제나 경영에 관해 전공을 하지 않았다. 이것으로 미루어 보아 경영에 있어서 경영학을 전공한 것과 안한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CEO 들이 기업에 대해서 모른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잭 웰치는 물론이요, 다른 CEO들 모두 누구보다도 자기 회사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바로 이것이 그 기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들 중에 하나인 것이다. 또한 훌륭한 CEO로써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회사를 이끌어 나가는 데 중요한 것은 도덕성과 사람 관리 능력이라고 보는데, 이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하겠다.

그가 44세의 비교적 매우 젊은 나이로 CEO가 되고 이후로 20년간 GE를 이끌어 나갔다. 그 후의 사람들은 그 20년만을 집중해서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 20년간 GE를 어떻게 이끌었는지는 그 전에 그가 GE에서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현장에서 일하면서 GE에 대해 어떤 면을 발견하고 생각해왔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GE의 역사 이래로 그가 아마 제일 빠른 속도로 승진한 사람들 중에 한 명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항상 고속도로를 달려온 것은 아니었다. 첫 번째 위기는 그가 GE내의 관료주의에 환멸을 느껴 그가 회사에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였다. 그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조직 내에 󰡐차별화󰡑라는 개념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웰치 자신은 열심히 일했지만 남들과 똑같은 대우을 받았고, 직원에 대한 배려를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그의 상사가 웰치를 좋은 조건으로 붙잡아서 계속 GE에 남을 수 있게 되었다. 방금 예에서 웰치에게 GE를 맡긴다면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바로 알 수 있다. 그는 거대 조직을 관료주의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했고, 그것을 이끄는 원동력은 󰡐차별화󰡑, 그리고 여러 가지 수단들 중에 대표적인 것이 1,2등 전략(매각, 인수전략)인 것이다.

그에 관한 재밌는 일화가 하나 있다. 그가 있는 플라스틱 부분의 총책임자가 본사로 승진했을 때였다. 웰치는 그때만 해도 관리자가 아닌 엔지니어였다. 하지만 일주일이 넘도록 그의 상사를 설득하여 그 자리에 올랐고, 중간에 제품 결함 때문에 공장을 세우지 못할 뻔도 했지만 끊임없는 노력으로 극복하여 결국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 이후 승진을 거듭했고, 마침내 CEO가 되기 직전까지 도달하였다. CEO가 되기 전 처음으로 사업부를 이끌게 되었을 때, 그는 어떤 월스트리트 기자와 인터뷰를 가진 적이 있다. 그 기자가 󰡒웰치 박사님󰡓 이라고 부르자, 잭 웰치는 바로 󰡒그냥 잭이라고 불러요󰡓 라고 말했다. 이것은 웰치가 엔지니어로서가 아니라 경영자로서 일하고 싶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동시에 구성원들과의 거리감을 없애주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보통 우리는 이렇게 상징적인 행동들로 그 사람을 평가하곤 하지만, 실제로 이런 행동은 일상의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도 잭 웰치의 경영을 배워서 실천하려는 기업가들이 많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만약 이런 행동 속에 숨겨진 일상에서의 행동을 알지 못한다면, 오직 따라하는 것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될 것이다. 똑같은 전략이라도 어떤 사람이 하느냐에 따라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CEO가 되기 직전, 웰치의 전임회장이었던 레그 존슨은 웰치를 비롯한 총 세 명의 후보자에게 여러 가지에 대한 상세한 편지를 적어오라고 말했다. 웰치는 편지에서, 리더십은 주위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즐기면서 성취를 이루도록 도와주는 것이며, 앞으로 GE는 평균이상의 지속적인 수익성 향상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 편지가 단적으로 그가 경영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신념을 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편지를 보면 당연해 보일 지도 모른다. 지금 사회에서는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단기적인 수익향상과 장기적인 수익향상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지금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그 때도 당연했을 것이지만, 그 때의 GE에게 가장 알맞은 것은 당연한 많은 것들 중에서 바로 이것들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GE의 가치가 현재 상황과 딱 들어맞은 말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알고 대처하는 것은 최악은 아니나 또한 최선도 아니다. 잭 웰치는 이렇듯 10, 20년 뒤를 생각한 비전과 100, 200년 동안 추구할만한 가치를 가지고 GE CEO 에 오르게 된 것이다.

지금부터는 GECEO 로서의 웰치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한다. 나름대로 경영 관련 서적을 몇 권 읽으면서 생각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어떤 회사나 CEO를 평가할 때 너무 결과를 중심으로 놓는다는 것이다. 물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들은 기업이 이룬 결과물이지만 말이다. 어떤 일을 이루어가는 과정은 물론이요, 환경은 어떠하였는지, 왜 그런 결정을 내려야 했는지가 내게는 더욱 중요해 보인다. 잭 웰치가 여러 가지 전략을 실행하고 기업 문화를 만들어서 성공하였지만 만약 그가 다른 전략과 문화를 생각하였다면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는 것이다. 경영, 경제와 관련한 책들은 대부분 여러 기업들을 개관하기 때문에 이런 점을 알 수가 없으나, 이렇게 CEO가 자세하게 써놓은 책에는 그것들이 상대적으로 자세히 나와있다. 물론 자서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미화했을 수도 있지만, 최대한 그 제도와 전략의 배경, 󰡐이 전략인가?󰡐 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한다.

그가 CEO에 취임하고 나서 처음부터 끝까지 추진한 것은 바로 1등이나 2등 전략과 󰡐고쳐라, 매각하라, 폐쇄하라󰡑 라는 전략이다. 이 전략은 현실을 직시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현실 직시󰡑는 웰치가 그의 어머니에게 매우 깊게 배운 것 중에 하나다. 이것이 웰치가 이 전략을 생각하게 된 밑바탕이 될 것이다. 또한 웰치가 취임하던 시절의 GE를 살펴보자.

당시 GE는 여러 종류, 경영학원론에서 배운 것을 인용한다면 unrelated 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어떤 사업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사업부의 존재 이유가 충분했다. 이 시기에 GE의 내부에서 위기의식을 가졌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잭 웰치는 말한다. 당시 아시아의(특히 일본) 기업들은 전자 제품을 시작으로 철강과 자동차 시장을 공략해 들어갔다. 하지만 GE의 사람들은 어쨌든 이익을 내고 있으니 그러면 끝이 아니냐고 말했다. 지금 이 상황을 보면 약간 웃음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때, GE의 내부인의 입장이라고 생각해 본다면 문제의식을 가졌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

아무리 거대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경쟁우위(competency)를 지니지 못한 채 흐름에 묻어간다면 언젠가는 망하게 된다. 단순히 시간 차이일 뿐이다. 잭 웰치가 여기까지 말했을 때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당연히 많은 사람들은 동의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GE의 경영진에서 어떤 사업부가 경쟁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없앤다고 했을 때 그 사업부의 직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이때는 당연히 결사반대할 것이다. CEO로서는 이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옳다고 생각이 된다면 가차 없이 밀어붙여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그리고 적응이 안 된 시점에서는 오히려 수익이 낮아지거나 실패를 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정말 보편적인 원리에 의한 확실한 신념이 있다면 굴하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 보통 사람과 존경받는 사람의 차이는 여기서 많이 난다. 이것이 옳은 일이라고 믿는지의 차이가 아니라 믿었지만 흔들리는 것과 흔들리지 않는 것의 차이다. 그렇지만 요즘은 셀 수 없이 많은 사업이 있으며, 각각의 특색(예로, 규모의 법칙이 적용되는 사업과 그렇지 않은 사업)이 너무나도 다양하므로 사업마다 원칙과 전략을 적절히 적용하는 융통성 역시 빼놓을 수는 없다.

그는 끝까지 실패하지 않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이렇듯 하드웨어의 변화 위에 기업 문화라는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적인 가치들을 결합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말은 우리 자신에게 적용되는 법칙과도 상통한다. 󰡐the Sound body, the Sound mind'. , 현재 경영학에서 수없이 강조하는 기업 문화라는 것도 기본적으로 그 기업이 건실한 재무 구조와 하드웨어적인 것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후에 적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잭 웰치는 1,2등 전략을 기반으로 하여 하드웨어적인 기반을 닦았으며, 그가 퇴임할 때까지 이 원칙은 지속되었다. 이 위에 잭은 어떤 소프트웨어적인 가치들을 만들어내었을까? 보통 우리는 이것을 󰡐기업 문화󰡑 라고 부른다. 잭 웰치가 만들어낸 것은 바로 󰡐벽 없는 조직󰡑의 문화였다. 가만히 보면, 잭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략에서 모두 일관성을 유지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그가 끔찍히도 싫어하는 관료주의의 파괴와 일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위에서 󰡐Boundaryless' 라고 했지만 처음부터 󰡑벽 없는 조직 만들기󰡐 라는 슬로건을 건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하루아침에 이루어 질 수가 있겠는가. 비록 잭은 이 단어를 바베이도스로 휴가를 갔을 때 갑자기 생각해 낸 것이지만, 이 단어가 그의 머릿속에 떠오를 때까지 그가 추구하는 창조적인 문화에 관해서 수없이 생각했을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잭은 이런 생각들을 GE에 입사하고 난 후부터 가지고 있었고, 그가 CEO의 자리에 오르고 나서까지도 계속 생각을 하며 일상 생활에서 행동으로 옮겨나갔다. 그는 이미 알고 있었고 변해 있었다. 문제는 다른 사람들, GE 전체를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그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시킬 제도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그는 처음으로 󰡐워크아웃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도입했다. 말 그대로 필요 없는 일들을 업무 과정에서 제거하는 것이다. GE가 실시한 워크아웃 프로그램은 직원들이 상사가 없는 상태에서 퍼실리테이터의 도움을 받아 자신들이 느끼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 방법을 토론하여, 다시 상사가 돌아왔을 때 새로운 제안들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특히, 돌아온 관리자는 최소한 75퍼센트 이상에 대해 그 자리에서 󰡐Yes' 또는 󰡑No'라는 의사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 자리에서 결정하기 힘든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가 합의하여 결정 기한을 두었다. 또 반드시 의사 결정을 할 때에는 합당한 근거를 설명해야만 했다. 어떤 사람도 워크아웃 프로그램에 의해 제안된 것들을 무시할 수 없었다. 즉석에서 직원들이 제안한 내용들이 받아들여진다는 점에서 그것은 관료제에 대해 계속적으로 맞설 수 있는 도구가 된 것이다. 이 워크아웃의 진정한 의미는 GE의 한 노동자가 한 말에 너무나도 잘 요약되어 있었다. 󰡒25년 동안 회사는 내 손만을 필요로 하고 그것에 대해서만 임금을 지불했소. 내 머리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었는데도 말이오.󰡓

워크아웃 프로그램 역시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물론 잭은 크로톤빌에서 돌아오는 헬기 안에서 문득 떠올랐다고 하지만 말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잭은 워크아웃 프로그램을 생각해 내게 되었을까. 위의 크로톤빌이 그 핵심이다. 잭은 GE의 밑에서부터 CEO에 이르기까지 많은 경험을 하면서, GE라는 조직에 관료주의가 얼마나 뿌리깊게 박혀있는지 몸소 체험했을 것이다. 따라서 그가 내린 해답은 󰡐있는 조직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관료주의에 물들지 않은 GE의 가치와 부합되는 인재를 키울 필요가 있다󰡑 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변해버린 GE의 교육기관인 크로톤빌을 개혁하게 된 것이다. 크로톤빌에 4,600만 달러라는 막대한 돈을 투자했다. 한창 사업부를 정리하고 restructuring 하던 시점이었다. 그가 회수기한을 󰡐infinite' 라고 적은 일화는 아주 유명하다. 그 정도로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잭 웰치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수없는 고민을 하지만 결정을 내린 일에 대해서는 확실한 결단력을 가지고 실시한다. 그것은 GE라는 느린 조직을 효과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던 하나의 이유라고 본다.

크로톤빌도 처음에는 물론 그를 만족시켜 주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크로톤빌은 그의 의도대로 되어갔고, 그 안에서는 수없는 도전과 변화가 일어났다. 그런데 그에 따라 잭에게는 어떤 좌절감을 가져다 주었다. 유난히도 수업이 순조롭게 진행된 날, 사람들은 그들의 사업을 혁신하는 과정에서 겪은 많은 좌절들을 얘기했고, 그들의 자발적인 태도와 열정을 본 잭 웰치는 생각했다.

󰡒왜 크로톤빌의 분위기를 회사 전체로 확산시킬 수 없는 걸까?󰡓

바로 이 물음이 워크아웃 프로그램의 시작이었다.

물론 잭 웰치 역시 실패를 전혀 겪지 않은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키더를 인수한 사례가 있다. 키더는 월스트리트의 오래된 투자은행 중의 하나였다. 그는 키더를 통해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고 더 많은 거래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키더의 문화는 GE의 문화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GE의 사람들이 한 배에 올라탔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키더와 같은 곳에서는 󰡐나는 내 몫을 챙길 것이니 당신은 손해를 보라󰡑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GE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팀워크를 중시하는 것과는 180도로 달랐던 것이다. 키더에서의 실패를 겪은 잭은 기업 문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하고 실리콘밸리의 하이테크 기업들을 인수하지 않았다.

잭 웰치는 이러한 방법으로 20년 동안 GE를 이끌어갔다. 이 외에도 웰치가 생각한 기업문화와 그를 실현시킨 제도들은 많았다. 다시 한 번 그가 생각한 GE를 요약하면 규모는 크지만 그에 비해 15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다른 회사들보다 더 생기 있고, 융통성 있으며, 더 민첩한 조직이 된다. 요즘 이야기 하는 󰡐대기업 속의 중소기업󰡑 인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차이는 현재에서 지금을 얘기하는 것과 20년 전에 지금을 예견한 것이다.

그러면 이 시대는 어떠한 사람들을 원하고 있을까? 이 시대의 리더는 어떠해야 할까? 잭 웰치 뿐만 아니라 이것은 여타 모든 위인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하나하나의 상황에 맞는 법칙을 만들자면 끝이 없을 정도이다.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보편적인 원칙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학원론에서 배운 Contingency 라는 개념도 단순히 상황에 따라 다르게 라는 말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하되, 보다 보편적인 원칙을 가지고 잣대로 하여 결정을 하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잭 웰치가 말한 경영원칙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시대를 이끌어나가는 사람이 되기 위한 조건 - 과거에서부터 미래까지 - 을 꼽자면 흔들리지 않는 도덕성과 변화를 받아들이는 적당한 자신감, 그리고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기업인이라고 말한다면 좀 더 많은 것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잭 웰치라는 인물을 약간 과장되게 표현한 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는 확실히 이 시대의 훌륭한 리더였고, 그러한 자질을 많이 가르쳐주었다. 이러한 것들은 시대에 따라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글을 마친다.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더 전, 위대한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이 세운 General Electric은 오랜 역사와 명성을 자랑하는 만큼 현재 세계에서 손꼽히는 초거대 회사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규모가 커짐에 따라 발생하는 관료주의의 영향을 GE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잭 웰치가 취임하기 전까지, GE30만 명의 직원들을 거느리고 29단계의 의사 결정을 거치는 거대한, 그러나 걸음은 느린 공룡과 같은 기업이었다.

600쪽이 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리고 읽으면서도 생각한 것은 󰡐과연 잭 웰치 같은 성공한 CEO와 우리가 알고 있는 위인들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 라는 것이다. 결국 나는 이 시대가 원하고 있는 이들- 이들을 가리키는 단어는 시대에 따라서 변해왔다. 대장부, 군자에서부터 지금의 리더(leader)까지 -이 바로 웰치와 비슷한 사람이라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으며, 후세사람들은 우리가 보는 위인들처럼 잭 웰치, 빌 게이츠, 마이클 델 등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본다.(물론 위인의 개념도 많이 다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잭 웰치의 성장배경과 CEO로서의 업적, 그리고 그의 경영철학을 가지고 앞서 말한 이 시대, 또 어느 정도는 과거에서부터 미래까지 그 시대에서 원하는 사람들이 지녀야 할 마음가짐과 행동에 대하여 말해보고자 한다.

 

󰡒사람은 그의 부모님이 물려준 가치관, 사고방식을 벗어나기 힘들다󰡓 는 말이 있다. 흔히 한 사람의 어린 시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그의 부모님, 그 중에서도 특히 어머니의 영향이 가장 크다. 웰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아버지는 열차의 차장이었고, 어머니가 그를 교육시켰다. 그는 어머니에게 승부욕, 높은 목표 설정, 현실 직시 등 많은 부분을 배웠다. 이렇게 배운 것은 후에 그의 경영 신념이 되었다. 그가 살렘 고등학교 아이스하키 팀에서 뛸 때의 얘기다. 최고 학년인 그는 마지막 경기에서 이기지 않으면 안 되었는데,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라이벌 고등학교에게 패했다. 엄청난 실망감 때문에 그는 하키 스틱을 경기장의 얼음판 위에 내동댕이치고 들어가 버렸다. 그런데 갑자기 그의 어머니가 들어와서 잭의 멱살을 잡고 󰡒패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른다면 결코 멋지게 승리하는 방법 또한 알 수가 없을 거다. 이 사실을 모른다면, 넌 경기를 할 자격이 없어󰡓 라고 말했다. 이 말은 웰치에게 승리의 기쁨과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자세의 중요함을 가르쳐주었을 뿐만 아니라, 이런 충격요법을 사용하여 다른 사람의 능력을 이끌어 내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까지 깨닫게 되었다. 또 웰치가 어렸을 적 말을 더듬을 때 어머니는 네가 너무 똑똑해서 혀가 머리를 못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얼마나 탁월한 리더십인가. 그의 어머니가 사람을 통솔해 본 적은 없었다. 당시 잭은 알지 못했겠지만 이 한마디로 잭에게는 끝없는 자신감이 심어졌을 것이다. 타고난 리더십과 함께 말이다. 잭의 집은 그리 부자이지 못했기 때문에 그는 여러 가지 일을 했는데, 골프장의 캐디 일은 그의 어린 시절에 성공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런 사람들이 골프를 치면서 하는 행동을 보면서 얼마나 사람이 멋있을 수 있는 지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 어떤 공장에서의 아르바이트일은 그로 하여금 절대 공장 일이 맞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그가 관료주의와 형식주의를 어릴 적부터 싫어해왔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그는 대학을 마치고 GE의 플라스틱 사업부에 입사했다. 그는 대학에서 화공과를 졸업했다. 경영대학을 마친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후에 CEO 가 되어서 GE를 훌륭하게 이끌어 나갔다. 잭 웰치 이외에도 여러 다른 유명한 CEO중에서 반 정도는 경제나 경영에 관해 전공을 하지 않았다. 이것으로 미루어 보아 경영에 있어서 경영학을 전공한 것과 안한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CEO 들이 기업에 대해서 모른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잭 웰치는 물론이요, 다른 CEO들 모두 누구보다도 자기 회사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바로 이것이 그 기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들 중에 하나인 것이다. 또한 훌륭한 CEO로써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회사를 이끌어 나가는 데 중요한 것은 도덕성과 사람 관리 능력이라고 보는데, 이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하겠다.

그가 44세의 비교적 매우 젊은 나이로 CEO가 되고 이후로 20년간 GE를 이끌어 나갔다. 그 후의 사람들은 그 20년만을 집중해서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 20년간 GE를 어떻게 이끌었는지는 그 전에 그가 GE에서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현장에서 일하면서 GE에 대해 어떤 면을 발견하고 생각해왔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GE의 역사 이래로 그가 아마 제일 빠른 속도로 승진한 사람들 중에 한 명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항상 고속도로를 달려온 것은 아니었다. 첫 번째 위기는 그가 GE내의 관료주의에 환멸을 느껴 그가 회사에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였다. 그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조직 내에 󰡐차별화󰡑라는 개념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웰치 자신은 열심히 일했지만 남들과 똑같은 대우을 받았고, 직원에 대한 배려를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그의 상사가 웰치를 좋은 조건으로 붙잡아서 계속 GE에 남을 수 있게 되었다. 방금 예에서 웰치에게 GE를 맡긴다면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바로 알 수 있다. 그는 거대 조직을 관료주의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했고, 그것을 이끄는 원동력은 󰡐차별화󰡑, 그리고 여러 가지 수단들 중에 대표적인 것이 1,2등 전략(매각, 인수전략)인 것이다.

그에 관한 재밌는 일화가 하나 있다. 그가 있는 플라스틱 부분의 총책임자가 본사로 승진했을 때였다. 웰치는 그때만 해도 관리자가 아닌 엔지니어였다. 하지만 일주일이 넘도록 그의 상사를 설득하여 그 자리에 올랐고, 중간에 제품 결함 때문에 공장을 세우지 못할 뻔도 했지만 끊임없는 노력으로 극복하여 결국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 이후 승진을 거듭했고, 마침내 CEO가 되기 직전까지 도달하였다. CEO가 되기 전 처음으로 사업부를 이끌게 되었을 때, 그는 어떤 월스트리트 기자와 인터뷰를 가진 적이 있다. 그 기자가 󰡒웰치 박사님󰡓 이라고 부르자, 잭 웰치는 바로 󰡒그냥 잭이라고 불러요󰡓 라고 말했다. 이것은 웰치가 엔지니어로서가 아니라 경영자로서 일하고 싶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동시에 구성원들과의 거리감을 없애주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보통 우리는 이렇게 상징적인 행동들로 그 사람을 평가하곤 하지만, 실제로 이런 행동은 일상의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도 잭 웰치의 경영을 배워서 실천하려는 기업가들이 많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만약 이런 행동 속에 숨겨진 일상에서의 행동을 알지 못한다면, 오직 따라하는 것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될 것이다. 똑같은 전략이라도 어떤 사람이 하느냐에 따라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CEO가 되기 직전, 웰치의 전임회장이었던 레그 존슨은 웰치를 비롯한 총 세 명의 후보자에게 여러 가지에 대한 상세한 편지를 적어오라고 말했다. 웰치는 편지에서, 리더십은 주위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즐기면서 성취를 이루도록 도와주는 것이며, 앞으로 GE는 평균이상의 지속적인 수익성 향상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 편지가 단적으로 그가 경영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신념을 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편지를 보면 당연해 보일 지도 모른다. 지금 사회에서는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단기적인 수익향상과 장기적인 수익향상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지금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그 때도 당연했을 것이지만, 그 때의 GE에게 가장 알맞은 것은 당연한 많은 것들 중에서 바로 이것들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GE의 가치가 현재 상황과 딱 들어맞은 말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알고 대처하는 것은 최악은 아니나 또한 최선도 아니다. 잭 웰치는 이렇듯 10, 20년 뒤를 생각한 비전과 100, 200년 동안 추구할만한 가치를 가지고 GE CEO 에 오르게 된 것이다.

 

지금부터는 GECEO 로서의 웰치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한다. 나름대로 경영 관련 서적을 몇 권 읽으면서 생각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어떤 회사나 CEO를 평가할 때 너무 결과를 중심으로 놓는다는 것이다. 물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들은 기업이 이룬 결과물이지만 말이다. 어떤 일을 이루어가는 과정은 물론이요, 환경은 어떠하였는지, 왜 그런 결정을 내려야 했는지가 내게는 더욱 중요해 보인다. 잭 웰치가 여러 가지 전략을 실행하고 기업 문화를 만들어서 성공하였지만 만약 그가 다른 전략과 문화를 생각하였다면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는 것이다. 경영, 경제와 관련한 책들은 대부분 여러 기업들을 개관하기 때문에 이런 점을 알 수가 없으나, 이렇게 CEO가 자세하게 써놓은 책에는 그것들이 상대적으로 자세히 나와있다. 물론 자서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미화했을 수도 있지만, 최대한 그 제도와 전략의 배경, 󰡐이 전략인가?󰡐 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한다.

그가 CEO에 취임하고 나서 처음부터 끝까지 추진한 것은 바로 1등이나 2등 전략과 󰡐고쳐라, 매각하라, 폐쇄하라󰡑 라는 전략이다. 이 전략은 현실을 직시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현실 직시󰡑는 웰치가 그의 어머니에게 매우 깊게 배운 것 중에 하나다. 이것이 웰치가 이 전략을 생각하게 된 밑바탕이 될 것이다. 또한 웰치가 취임하던 시절의 GE를 살펴보자.

당시 GE는 여러 종류, 경영학원론에서 배운 것을 인용한다면 unrelated 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어떤 사업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사업부의 존재 이유가 충분했다. 이 시기에 GE의 내부에서 위기의식을 가졌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잭 웰치는 말한다. 당시 아시아의(특히 일본) 기업들은 전자 제품을 시작으로 철강과 자동차 시장을 공략해 들어갔다. 하지만 GE의 사람들은 어쨌든 이익을 내고 있으니 그러면 끝이 아니냐고 말했다. 지금 이 상황을 보면 약간 웃음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때, GE의 내부인의 입장이라고 생각해 본다면 문제의식을 가졌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

아무리 거대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경쟁우위(competency)를 지니지 못한 채 흐름에 묻어간다면 언젠가는 망하게 된다. 단순히 시간 차이일 뿐이다. 잭 웰치가 여기까지 말했을 때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당연히 많은 사람들은 동의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GE의 경영진에서 어떤 사업부가 경쟁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없앤다고 했을 때 그 사업부의 직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이때는 당연히 결사반대할 것이다. CEO로서는 이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옳다고 생각이 된다면 가차 없이 밀어붙여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그리고 적응이 안 된 시점에서는 오히려 수익이 낮아지거나 실패를 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정말 보편적인 원리에 의한 확실한 신념이 있다면 굴하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 보통 사람과 존경받는 사람의 차이는 여기서 많이 난다. 이것이 옳은 일이라고 믿는지의 차이가 아니라 믿었지만 흔들리는 것과 흔들리지 않는 것의 차이다. 그렇지만 요즘은 셀 수 없이 많은 사업이 있으며, 각각의 특색(예로, 규모의 법칙이 적용되는 사업과 그렇지 않은 사업)이 너무나도 다양하므로 사업마다 원칙과 전략을 적절히 적용하는 융통성 역시 빼놓을 수는 없다.

그는 끝까지 실패하지 않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이렇듯 하드웨어의 변화 위에 기업 문화라는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적인 가치들을 결합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말은 우리 자신에게 적용되는 법칙과도 상통한다. 󰡐the Sound body, the Sound mind'. , 현재 경영학에서 수없이 강조하는 기업 문화라는 것도 기본적으로 그 기업이 건실한 재무 구조와 하드웨어적인 것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후에 적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잭 웰치는 1,2등 전략을 기반으로 하여 하드웨어적인 기반을 닦았으며, 그가 퇴임할 때까지 이 원칙은 지속되었다. 이 위에 잭은 어떤 소프트웨어적인 가치들을 만들어내었을까? 보통 우리는 이것을 󰡐기업 문화󰡑 라고 부른다. 잭 웰치가 만들어낸 것은 바로 󰡐벽 없는 조직󰡑의 문화였다. 가만히 보면, 잭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략에서 모두 일관성을 유지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그가 끔찍히도 싫어하는 관료주의의 파괴와 일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위에서 󰡐Boundaryless' 라고 했지만 처음부터 󰡑벽 없는 조직 만들기󰡐 라는 슬로건을 건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하루아침에 이루어 질 수가 있겠는가. 비록 잭은 이 단어를 바베이도스로 휴가를 갔을 때 갑자기 생각해 낸 것이지만, 이 단어가 그의 머릿속에 떠오를 때까지 그가 추구하는 창조적인 문화에 관해서 수없이 생각했을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잭은 이런 생각들을 GE에 입사하고 난 후부터 가지고 있었고, 그가 CEO의 자리에 오르고 나서까지도 계속 생각을 하며 일상 생활에서 행동으로 옮겨나갔다. 그는 이미 알고 있었고 변해 있었다. 문제는 다른 사람들, GE 전체를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그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시킬 제도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그는 처음으로 󰡐워크아웃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도입했다. 말 그대로 필요 없는 일들을 업무 과정에서 제거하는 것이다. GE가 실시한 워크아웃 프로그램은 직원들이 상사가 없는 상태에서 퍼실리테이터의 도움을 받아 자신들이 느끼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 방법을 토론하여, 다시 상사가 돌아왔을 때 새로운 제안들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특히, 돌아온 관리자는 최소한 75퍼센트 이상에 대해 그 자리에서 󰡐Yes' 또는 󰡑No'라는 의사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 자리에서 결정하기 힘든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가 합의하여 결정 기한을 두었다. 또 반드시 의사 결정을 할 때에는 합당한 근거를 설명해야만 했다. 어떤 사람도 워크아웃 프로그램에 의해 제안된 것들을 무시할 수 없었다. 즉석에서 직원들이 제안한 내용들이 받아들여진다는 점에서 그것은 관료제에 대해 계속적으로 맞설 수 있는 도구가 된 것이다. 이 워크아웃의 진정한 의미는 GE의 한 노동자가 한 말에 너무나도 잘 요약되어 있었다. 󰡒25년 동안 회사는 내 손만을 필요로 하고 그것에 대해서만 임금을 지불했소. 내 머리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었는데도 말이오.󰡓

워크아웃 프로그램 역시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물론 잭은 크로톤빌에서 돌아오는 헬기 안에서 문득 떠올랐다고 하지만 말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잭은 워크아웃 프로그램을 생각해 내게 되었을까. 위의 크로톤빌이 그 핵심이다. 잭은 GE의 밑에서부터 CEO에 이르기까지 많은 경험을 하면서, GE라는 조직에 관료주의가 얼마나 뿌리깊게 박혀있는지 몸소 체험했을 것이다. 따라서 그가 내린 해답은 󰡐있는 조직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관료주의에 물들지 않은 GE의 가치와 부합되는 인재를 키울 필요가 있다󰡑 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변해버린 GE의 교육기관인 크로톤빌을 개혁하게 된 것이다. 크로톤빌에 4,600만 달러라는 막대한 돈을 투자했다. 한창 사업부를 정리하고 restructuring 하던 시점이었다. 그가 회수기한을 󰡐infinite' 라고 적은 일화는 아주 유명하다. 그 정도로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잭 웰치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수없는 고민을 하지만 결정을 내린 일에 대해서는 확실한 결단력을 가지고 실시한다. 그것은 GE라는 느린 조직을 효과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던 하나의 이유라고 본다.

크로톤빌도 처음에는 물론 그를 만족시켜 주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크로톤빌은 그의 의도대로 되어갔고, 그 안에서는 수없는 도전과 변화가 일어났다. 그런데 그에 따라 잭에게는 어떤 좌절감을 가져다 주었다. 유난히도 수업이 순조롭게 진행된 날, 사람들은 그들의 사업을 혁신하는 과정에서 겪은 많은 좌절들을 얘기했고, 그들의 자발적인 태도와 열정을 본 잭 웰치는 생각했다.

󰡒왜 크로톤빌의 분위기를 회사 전체로 확산시킬 수 없는 걸까?󰡓

바로 이 물음이 워크아웃 프로그램의 시작이었다.

물론 잭 웰치 역시 실패를 전혀 겪지 않은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키더를 인수한 사례가 있다. 키더는 월스트리트의 오래된 투자은행 중의 하나였다. 그는 키더를 통해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고 더 많은 거래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키더의 문화는 GE의 문화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GE의 사람들이 한 배에 올라탔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키더와 같은 곳에서는 󰡐나는 내 몫을 챙길 것이니 당신은 손해를 보라󰡑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GE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팀워크를 중시하는 것과는 180도로 달랐던 것이다. 키더에서의 실패를 겪은 잭은 기업 문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하고 실리콘밸리의 하이테크 기업들을 인수하지 않았다.

잭 웰치는 이러한 방법으로 20년 동안 GE를 이끌어갔다. 이 외에도 웰치가 생각한 기업문화와 그를 실현시킨 제도들은 많았다. 다시 한 번 그가 생각한 GE를 요약하면 규모는 크지만 그에 비해 15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다른 회사들보다 더 생기 있고, 융통성 있으며, 더 민첩한 조직이 된다. 요즘 이야기 하는 󰡐대기업 속의 중소기업󰡑 인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차이는 현재에서 지금을 얘기하는 것과 20년 전에 지금을 예견한 것이다.

그러면 이 시대는 어떠한 사람들을 원하고 있을까? 이 시대의 리더는 어떠해야 할까? 잭 웰치 뿐만 아니라 이것은 여타 모든 위인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하나하나의 상황에 맞는 법칙을 만들자면 끝이 없을 정도이다.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보편적인 원칙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학원론에서 배운 Contingency 라는 개념도 단순히 상황에 따라 다르게 라는 말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하되, 보다 보편적인 원칙을 가지고 잣대로 하여 결정을 하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잭 웰치가 말한 경영원칙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시대를 이끌어나가는 사람이 되기 위한 조건 - 과거에서부터 미래까지 - 을 꼽자면 흔들리지 않는 도덕성과 변화를 받아들이는 적당한 자신감, 그리고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기업인이라고 말한다면 좀 더 많은 것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잭 웰치라는 인물을 약간 과장되게 표현한 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는 확실히 이 시대의 훌륭한 리더였고, 그러한 자질을 많이 가르쳐주었다. 이러한 것들은 시대에 따라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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